Good-bye Finland 해외일상

1년 6개월정도를 핀란드 Kajaani라는 도시에서 지냈습니다. 까야니는 핀란드에서 인구수로 10위정도의 도시인데 한국의 청주 정도의 위상인것 같습니다. 헬싱키에서 비행기로 1시간, 기차로는 4시간을 와야 합니다. 핀란드에서 북쪽에 위치해 있고, 러시아에서도 가까운 편이라 러시아 사람들도 가끔 보입니다. 스키장도 있고 대학교도 있고, 마트도 3개나 있습니다만 아시안마트가 없어서 근처 Oulu라는 2시간 거리의 도시에 가끔 가서 한국라면과 국수, 무, 각종 소스류 등을 사오곤 했습니다. 대중교통이 좋지 않아서 차량이 필수입니다.
 
핀란드 사람들은 유럽에서도 내성적인 성격으로 유명합니다. 독일에서는 아침에 조깅하다가 사람들 보면 가볍게 인사도 하지만 핀란드 사람들은 길에서 모르는 사람에게 먼저 인사하지 않습니다. 핀란드 사람들의 이러한 성격은 Finnish Nightmares 라는 책에도 잘 나와있습니다.

집에서 나가려는데, 아파트 복도에 이웃이 나와있다.
시식코너에서 먹고 싶기는 한데, 파는사람과 이야기 하고 싶지 않다.

인간 관계에서도 먼저 다가오지 않고 일정 거리를 유지하는 편인데, 이런 문화가 타국에서 적당히 이방인으로 살고싶은 저에게는 오히려 좋았습니다. 그래도 길에서 차가 눈에 쳐박혔다거나 곤경에 처해있는 사람들은 적극적으로 도와줍니다. 추운 기후에서 야외에서 문제가 생기면 어쩌면 죽을수도 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인가 싶기도 합니다.
핀란드는 극지방에 가까워 여름과 겨울의 밤낮의 길이 차이가 심합니다. 일광시간이 가장 길때 21시간, 가장 짧을때 4시간입니다. 여름에는 낮이 길어서 밖에서 놀수 있는 시간이 많습니다. 자전거도 타고 호수에서 수영도하고 패들보드도 타고 축구도 하고 모두 하루에 할 수 있습니다. 겨울에는 밖에서 눈썰매나 스키를 탈수 있지만 할 수 있는 시간은 길지 않습니다. 핀란드 사람들을 보면 여름에 밖에서 야외활동을 주로 하면서 활기차게 지내고, 겨울에는 실내에 많이 머무르면서 상대적으로 우울하게 지냅니다.
겨울에 가장 심할때 10시에 해가 뜨고 2시에 집니다. 일광시간이 4시간 밖에 안되기 때문에 정말 답답합니다. 마치 커다란 새장에 갇혀있는 듯하고, 벗어나려고 아무리 차로 달려도 그대로 인것 같은 느낌입니다.
12월의 오후 4시. 완전 깜깜한 밤입니다.


이러한 겨울의 잉여력 때문에 핀란드 사람이 OS(리눅스 - 리누스 토발즈)도 만들고 DB(MySQL - 몬티)도 만든것 아닌가 하는 추측도 해봅니다.

핀란드는 복지국가로 유명합니다. 아동 수당도 받고 실업수당도 받았습니다. 물론 세금도 많이 냈습니다. 아동 수당은 17세 이하의 아이들을 키우는 부모에게 주어지는데, 첫번째 아이는 12만원에서 네번째 아이는 22만원까지 점차 올라갑니다. 실업수당은 구직활동을 하는 사람들에게 주어지는데 제 와이프의 경우는 80만원 정도를 받았습니다. 구직활동도 해야하고 외국인의 경우는 핀란드어 학원에도 계속 출석해야 합니다. 예술가로 등록하고 활동하는 것을 증명하면 받을 수 있는 예술가 수당도 있다고 들었습니다.

핀란드 집은 따뜻합니다. 기후가 추워서 방한에 더욱 신경써서 철저하게 집을 짓는것 같습니다. 아파트도 복도까지 커다란 라디에이터가 있어서 복도도 따뜻합니다.

핀란드 회사가 제가 경험한 다른 나라 회사에 비해 체계적으로 운영되었고, 게임내 각종 지표나 매출현황 같은 지표도 투명하게 공개 되었습니다. 휴가는 일년에 15~20일쯤 일괄적으로 부여되고, 병가는 제한없이 쓸 수 있습니다. 이틀까지는 그냥 통보만 하고 쓸수있고, 3일 연속으로 쉬려면 병원 진단서가 필요합니다. 개중에 특히 겨울에는 이렇게 자주 아픈가 싶은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독일, 핀란드, 아일랜드 중에 아직도 연락하고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사람들은 모두 핀란드에서 만난 사람들 입니다. 그리고 또 나가게 된다면 다시 한번 가보고 싶은 나라이기도 합니다. 풍경도 아름답고, 집도 따뜻하고, 지방에서 살아서 그런지 여유롭게 지내다가 온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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